설교

추수 때까지 그대로 두어라

유테레사 2023. 7. 23. 22:03

723일 연중16주일

 

창세 28:10-19, 시편 139:1-12, 23-24, 로마 8:12-25

마태 13:24-30, 36-43

 

올 장마는 국지성 호우라고 하는 날씨 예보를 확인시켜주듯이 폭우였습니다.

이번 장마로 여러 곳에서 인명피해가 있었는데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1.

오늘 본문에 하늘 나라는 밭에 좋은 씨를 뿌린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지난 주에 이어서 밭에 관련한 말씀입니다.

지난 주에는 밭에 씨앗을 파종 하는 말씀이었다면

오늘은 씨앗을 뿌린 밭을 결실하여 추수하기까지 밀과 가라지 잡초를 관리하는 것에 대한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처음 하신 말씀이 회개하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나자렛회당에서 이사야서의 말씀을 읽으신 후 이 말씀이 오늘 이 자리에서 이루어졌다.’

선포하셨습니다.

예수님이 오심으로 하늘나라는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완성되지는 않았습니다.

시작되었으나 완성되지 않은 하늘나라, ‘already, but not yet’

하늘나라를 말할 때 명제가 됩니다.

그러니까 진행 중인 미완성의 상태입니다.

미완성의 상태를 25절에서 봅니다.

사람들이 잠을 자고 있는 동안에 원수가 와서 밀밭에 가라지를 뿌리고 갔다.’ 

여러분

성경에는 수많은 드라마의 요소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극적인 상황이 장면마다 연출되는 것을 봅니다.

- 드라마의 구성은 갈등이지요.

사람들이 잠을 자고 있는 동안에,

-잠을 자는 이유가 밤이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다른 일을 하다가 피곤해서 쉬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밭 일이외에 다른 것에 한 눈을 파는 것 일수도 있겠습니다.

그때 원수가 왔다는 것은 그런 틈을 노리고 있었다는 것과

그 틈을 타서 가라지를 뿌릴려고 작정을 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적당한 그때가 와서 원수는 가라지를 뿌려놓고 갔다는 것입니다.

하늘나라가 완성되었다면 원수가 틈을 노리지도 않았고 와서 가라지를 뿌릴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미완성이기 때문에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씨를 뿌려놓은 밀밭에 와서 가라지를 뿌려놓았습니다.

거기에다가 잠을 자는 시간이 있었다는 것은 원수나 적에 대해서 아무런 방어도 하지 않고 완전 무방비상태로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가라지는 독보리의 일종으로 가짜 밀로 불린다고 합니다.

싹이 틔면 밀이나 보리와 비슷해서 이삭이 패기까지는 구분하기 어려운 것이지요.

만약 이것을 잘 모르고 먹었다면 급한 설사와 구토 증상이 있고 심할 경우엔 죽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밀밭에 뿌려진 가라지는 밀이 그러하듯이 햇볕을 받고 비를 맞으면서 잘 자랄 것입니다.

 

이제 밀이 자라 이삭이 패여서 가라지의 정체가 드러납니다.

종들이 가라지를 보고서 가라지가 있네?’

그러고는 안 뽑아버리고 주인에게 가서 보고를 하고는

가라지를 뽑을까요?’ 하니까

주인이 가만두라고 합니다.

가라지 뽑다가 밀까지 뽑으면 안되니까 그대로 두라는 겁니다.

- 가라지 뿌리가 밀보다 더 크고 깊어서 밀하고 뿌리가 얽혀있겠지요.

정상적으로 심은 밀이 가라지 뽑는다고 잡아당겼다가 같이 뽑혀서 밀만 분리해서 골라내고 다시 심는다 해도 밀이 살아나지 않는 거에요.

가라지 뽑다가 밀도 같이 죽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밀밭에 계획하지 않았던 가라지가 심겨져있고 자라는 것을 알면서도, 가라지가 자라는 밭에 밀이 상하지 않으려면 밀하고 가라지가 서로 공존하는 것을 보고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체념일수도 있고 포기일수도 있는 복잡한 상황입니다.

 

이처럼 밀과 가라지 같이 선과 악이 공존하는 곳이 세상입니다.

선과 악이 함께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나는 선이고 너는 악이다. 이렇게 규정할 수는 없겠지만

비슷한 일들이 교회사 가운데에도 늘 있었습니다.

 

2. 열심은 분리주의로

(악과 죄에서 분리되어야 한다는 분리주의, 분파주의)

우리가 주일 식사 후에 사도행전을 공부하는데 성령 강림 후 교회가 생겨나면서 사람들에게 주목받게 되는 것이 지난 주 4장을 통해서 살펴봤습니다.

쿼바디스 영화의 배경이 된 초대교회가 시작할 즈음 교회가 부흥하고 사람들이 몰려드니까 네로황제가 로마에 불을 질르면서 대화제가 발생합니다. 서기 64년 대화제로 흉흉한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서 기독교인을 잡아들이면서 박해가 시작됩니다.

 250년간 되어진 박해는 313년 콘스탄티누스대제가 기독교 공인하면서 끝나게 되었습니다. 박해기간 초기에 베드로, 바우로 사도를 포함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순교했습니다.

이 박해기간 동안 목숨을 잃을까 두렵고 겁이 난 많은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피해서 신앙에서 떠났습니다.

그런데 박해가 끝나니까 다시 돌아오는 사람들이 상당수되자 두 가지 주장이 생겨납니다. 한번 배교자는 영원한 배교자다 하면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경하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성직자 가운데 배교했다가 돌아와서 주교로 서품을 받았는데 무효로 선언합니다.

도나투스란 주교를 중심으로 이들은 죄지은 성직자가 성직을 수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을 중재하려는 사람이 유명한 어거스틴입니다. 어거스틴은 하느님의 은총을 강조하면서 교회는 순수하고 깨끗한 사람들만 모이는 완벽한 곳이 아니다. 순수하지 못한 사람들을 함부로 제거해서 교회가 분리되어선 안된다.

세상 속의 교회는 완전한 천국 상태에 있다기 보다는 세상 끝 날까지 알곡과 가라지, 의인과 악인의 복합체의 상태로 존속할 것이다.’

그는 사람에 의해서보다 그리스도의 은총을 중시하며 교회론과 성사론을 정립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강경한 분리주의자인 도나투스파는 점점 더 고립되어가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이와같은 현상은 우리나라 일제강점기에 장로교 목사들 가운데 신사참배를 거부하면서 감옥에 갔던 분들이 신사참배를 수용한 분들에게 징계를 요구하면서 대립합니다.

보수적인 교단을 세우자고 해서 1956년에 세운 교단이 장로교 고려신학교이고 고신교단입니다.

고신은 신사참배를 거부했다는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도나투스운동이나 고신교단과 같은 징계형 분리주의는 교회 안에서 여전하다고 봅니다.

그 내면에는 거룩함을 지향하고자하는 열망과 의를 따르다가 시련을 겪은 것에 대한 우월감이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 처하면 누구나 갖을 수 있는 모습일 것입니다.

악에 대해서 스스로 심판하는 태도로 분리주의를 주장한 것입니다.

 

본문의 가라지는 그와는 좀 다른 관점으로 봐야합니다.

가라지는 악한 자의 아들들, 태생부터 악한 자들, 마귀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사람들을 올바른 자리에서 넘어지게 하는 자들로써 불법과 부정을 하는 자들입니다.

이미 밭에 밀을 뿌렸는데도 거기에다 가라지를 덧뿌렸습니다.

남의 밭에 곡식이 심겨져 있으면 그 밭은 그대로 두고 다른 밭에 뿌리는 것이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행위입니다. 이미 씨가 뿌려져있는 남의 밭에다가 독보리를 뿌리는 행위는 우리 주변에서 이단들이 믿지 않는 이들한테 가지 않고, 교회다니는 교인들을 찾아다니면서 성경공부나 봉사를 구실로 자신들의 교리를 주입시키려고 하는 모습과 동일합니다.

 

이러한 가라지의 속성을 세 가지로 봅니다.

첫째 위장성입니다. 싹이 틔였을 때는 비슷해서 알 수 없지요. 결실을 거둘 때 까지 잘 모르는 것이 가라지입니다.

둘째, 잠복성입니다. 이삭이 패이면서 알곡과 확연한 차이가 나타나는데

평소엔 잠잠하다가 결정적 순간에 감춰진 마각을 드러내놓고 알곡에게 해를 끼칩니다.

셋째, 해독성입니다. 인체에도 해를 끼칩니다.

이단 사이비들의 특성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말씀과 기도에 깨어서 영적인 통찰력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3. 추수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해야 할 과제

요즘 흉흉한 뉴스가 많이 보도됩니다. 아이들 학대, 폭력 등 흉측한 범죄 등 악행들이 연일 일어납니다. 그러면 하느님이 계시면 저런 흉악범들을 단번에 데려가시지 않나?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얼마 전에 심장흉부외과 유명한 의사선생님이 자전거타고 병원 가까이 집에 갔다가 병원으로 들어가는 길에 덤프트럭에 부딪혀서 돌아가시는 사고가 발생했던 적이 있습니다.

뉴스나 기사에서 아까운 분이 돌아가셨다고 하면서 얼마나 안타까워하는지 모릅니다. 그 분이 계시면 많은 사람들을 더 살릴 수 있는 분인데..

그러면서 하는 말이 하느님은 저런 의사선생님은 살려주셔야지 왜 데려가시냐, 묻지마 살인, 흉악범, 마약사범 등 이런 인간들이나 빨리 데려가지 않고

이런 글들이 댓글에 죽 달려있어요.

죽이네 살리네, 댓글창이 심판대입니다.

가라지를 보고 뽑아 버릴까요? 하듯이

우리는 잘못된 걸 보면 빨리 결판을 내고 싶어 합니다.

그렇게 말하거나 행동하는 사람한테는 시원하게 해준다고해서 사이다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하느님은 그대로 두어라, 심판 때까지 기다려라.”

판단하지 말고 있으라는 것입니다.

(죄나 악을 지을 때마다 심판하시면 살아남을 사람이 하나도 없겠지요.)

여러분,

우리가 사는 세상은 불의가 판치고 공의가 힘을 못쓰는 것 같은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합니다.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요원한 것 같을 때가 많습니다.

교회 안은 천국이려니 기대를 하는데 교회도 사람이 있는 곳이구나.

이런 현실을 접하면서 실망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무기력해질수 있는 이런 기다림의 시간에 손을 놓아버리고 아무 것도 할 것이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내 마음 밭에 뿌려놓은 가라지를 뽑아버리는 일입니다.

내 밭이니 내가 결정하면 됩니다.

교회와 같이 자주 만나는 공동체 생활을 하면

이 안에서 서로 속상하고 마음다치고 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대개 말을 통해서 마음 상하고, 그러면 이걸 어떻게 해야할지 해결방법을 모른 채로 시간이 지나갑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자신으로 인해서 마음 상한 것을 전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내 안에 가라지 독초가 쓴 말을 쏟아내면 다른 사람이 다치고 상하는 것입니다. 상처받았다 그러면 사랑으로 덮어주라. 교회는 사랑이고 서로 사랑하라 하지 않았느냐 하면서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사랑은 예의를 갖추어야 합니다. 말도 그렇고 행동도 그렇습니다. 가깝고 자주 만나는 사람들 안에서 예의를 갖추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마음에 있는 가라지 독초는 상처로 인해서 심겨지기도 합니다.

또 사랑의 결핍으로 인해서 생겨나기도 합니다.

잡초든 독초든 이것이 내 안에서 자라고 있으면 영적인 생활이 혼탁하고 느슨해집니다.

하느님께서 일하시는 것에 대해서 둔감하고 눈에 띄지 않고 잘 보이질 않습니다.

우리는 추수기를 맞을 때까지, 또는 이 세상에 생명을 다하기까지 기다리는 이 시간에 우리 서로가 내 안에 가라지 잡초를 뽑아내서 제거해야 하는 과정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풍성한 열매를 맺으시기를 축복합니다.

 

4. 마무리

거제공동체 여러분

말씀을 마무리합니다.

모든 곡식은 반드시 수확할 때가 있습니다.

곡식 수확 할 때 농부에게 필요한 것은 가라지가 아닙니다.

그동안 기다려온 알곡을 추수하는 것입니다.

기다리던 추수 때가 되자 농부는 그동안 봐두었던 가라지를 낫을 들어서 제일 먼저 베어냅니다.

다 베어서 모은 다음에 불을 붙여 태워 버립니다.

 

추수 때는 다시 오시는 예수님께서 이 세상을 심판하십니다.

천사들이 가라지를 찾고 골라내는데

남을 죄짓게 하는 자들과 악행을 일삼는 자들을 모조리 자기 나라에서 추려내어 불구덩이에 쳐넣을 것이다. (에베소서 55절 음행하는 자와 더러운 짓을 하는 자와 탐욕을 부리는 자는 그리스도와 하느님의 나라에서 상속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계시록 218절 비겁한 자와 믿음이 없는 자와 흉측스러운 자와 살인자와 간음한 자와 마술쟁이와 우상숭배자와 모든 거짓말쟁이들이 차지할 곳은 불과 유황이 타오르는 바다뿐이다. )

그동안 회개의 시간을 주시면서 기다리셨던 하느님께서

추수 때는 가차없이 심판을 하신다는 선언입니다.

여러분,

하느님의 자녀는 천국의 상속자입니다. 천국의 그 모든 것을 유업으로 받는 상속자입니다. 천국은 이 세상에서 상상할 수 없는 영원한 삶을 살 것임을 우리는 믿음으로 고백하고 믿음으로 취합니다.

 

지옥이라고 표현을 안했지만 성경에는 바깥 어두운 곳에서 슬피 울며 이를 갊이 있으리라. 분명하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추수는 그 결과를 보고, 열매를 보고 알곡이다. 가라지다 구분합니다.

그리고는 천국으로 하늘나라의 상속자로 가거나, 영원한 형벌인 지옥으로 가는 것입니다.

 

거제교회 공동체 여러분,

끝까지 참고 기다리며 준비하시면서 믿음으로 승리하십시오.

그래서 하느님의 자녀에게 약속하신 하늘나라의 상속자로 상속받으시기를 예수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