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년이나 2004년 성공회 어느 회보에 실었던 글입니다.
예수원을 아십니까?
유명희(테레사)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에게 ‘예수원’하면 ‘대천덕 신부님’ ‘성령’ ‘산골짜기에서 온 편지’등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예수원을 몇 번 방문하신 분이나 책을 보신 분들은 ‘중보기도의 집’ ‘수도공동체’ ‘하나님의 토지법’ ‘성령의 코이노니아’ 들을 말하고 설명을 덧붙일 것이다.
강원도 태백시 하사미리에 위치한 이곳 예수원에 1년간 방문하는 손님들이 만 여명에 이르는데 소속교단은 장로교가 50%, 감리교, 침례교, 성결교, 성공회, 천주교 순으로 천주교를 제외하고는 교세와 비례되는 것 같다. 방문객들의 연령층은 20대가 50%, 30대, 40대, 50대 순으로 여름과 겨울 방학기간에는 방학을 맞아 찾아오는 젊은이들의 열기로 예수원의 모든 일과는 한층 고조된다.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 방문객들에게는 기본적으로 2박3일간 일정이 허락되는데 숙소형편에 맞게 예약을 받기 때문에 방문객숫자는 제한되고 있다.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이 강원도 외진 산골짜기의 예수원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복잡하고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하나님과 자연 속에서 안식과 회복을 위해서이다. 2박3일간 하루 세끼 식사와 숙소를 예수원 형제 자매들의 섬김을 통해 댓가없이 제공받는 것 자체가 정신적이고 육체적인 휴식이 되리라고 본다. 갈대지붕의 본관 건물과 가급적 자연적인 소재로 만든 곳곳에서 따뜻하고 섬세한 사랑의 손길을 느낀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나사렛 예배실에 걸려있는 예수원의 모토인 “기도가 노동이요 노동이 기도”라는 성베네딕트의 말씀은 수도원적인 공동체로서의 성격을 지니도록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삶의 자세를 이루어가게 한다. 실제로 이곳에서의 노동은 예배와 식사, 모든 일과에서 아주 중요하다. 무슨 일을 맡든지 그 일을 통해 하나님께 나를 드리는 마음은 일보다는 그 일을 하는 사람에게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단순작업을 하다보면 나의 존재를 새롭게 깨닫게 되고 나와 하나님의 관계를 자각하게된다. 이런 내면의 생활이 방문객들을 섬기는 예수원 사역이 되는 것이다.
예수원을 설립하신 대천덕 신부님의 성경에 대한 가르침 중 성령론을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기 전에 약속하신 ‘보혜사 ㅡ 성령’이 우리를 진리로 이끌고 깨닫게 하신다. 성령의 충만(외적 성령으로 은사, 이는 밧데리처럼 계속 충전되어야 함)과 성령의 충분(내적 성령으로 열매, 오랜 시간동안 하나님과의 교제, 만남, 기도가 필요)이 인격의 성숙과 함께 하나님 나라를 위한 일꾼으로 필요한 능력을 받고 사용된다. 성령님은 교회가 쇄신되고 하나님의 공의를 이루어가도록 돕는 자시다.
이와 함께 성령의 코이노니아는 기독교인들 간의 관계, 사회에 대한 책임, 성경적 삶에 대한 구체적인 가르침은 기독교인들의 의식을 깨어나게 한다. 이것은 중보기도의 형태로 매일 정오에 드리는 한국과 세계의 사회, 정치, 경제문제, 선교에 관한 내용으로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간섭하심을 기대한다.
‘토지는 다 내 것임이라(레25:23상)’라는 성경 말씀을 근거로 현대사회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의 경제문제는 토지에서 비롯되었는데 자본이 될 수 없는 토지를 자본으로 여겨 대기업들이 사들이고 놀리고 있는 땅이 늘어나며 빈민층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20세기 말 경제학자인 헨리죠지의 이론을 산골짜기에서 30년간 외쳐왔다. 이를 연구하고 모색하는 ‘성경적경제정의를 위한 모임’이란 단체가 지금 활동을 하고 있다.
산골짜기에서 온 편지나 여러 저서 들을 통해 알려지고 읽혀진 대 신부님의 가르침은 오늘 날 한국교회의 성장주의나 학교 교육의 한계를 직접 경험하는 젊은이들의 발걸음을 이리로 오게 하는 것이다.
20대와 30대에 진로를 위해 예수원에 와서 기도할 때, 주신 비젼을 품고 돌아가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역자들이 찾아와 고백하는 것을 여러 번 들은 적이 있는데 실제로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신학의 실험실, 기도의 실험실로 전능하신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 분께 나를 드리고 날마다 가까이 나아가는 나와 너와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가족이 아이들을 포함하여 약 70여명에 이른다. 가족 구성원은 봄과 가을 1년에 두 번 3개월씩 훈련받는 지원생과 지원훈련을 받은 자 가운데 1년차, 2년차 훈련을 받는 수련생, 2년 3개월의 훈련이 끝난 후, 예수원 공동체에 부르심이 있는 자는 운영에 참여하는 회원이 된다. 이곳에서의 호칭은 목회자이건 어떤 출신이든지 모두 형제, 자매로 부른다.
예수원의 주일 예배는 성공회 미사를 드리는데 조금 다른 점을 들라면 성령의 충분충만하신 임재와 자유로운 분위기, 죄의 고백에서는 공중 앞에서 죄를 고백하고 사제와 회중이 서로 사죄문을 선포한다. 평화의 인사에서는 모든 회중이 돌아다니면서 서로 인사를 나눈다. 봉헌 후에는 영가를 드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기다리는데 주신 말씀을 대언하는 시간이 있는 점이 다르다. 교회력에 따르는 절기를 지키는 예전은 성공회 전통을 지켜나간다.
이런 모든 것을 통해 사람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고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알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이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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