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편지 일흔아홉 번째 이천이십삼년유월

<23. 5. 24 꽃이 많은 거제, 금계국이 한창이었던 5월 어느 날 저녁 산책하면서>

<23. 5. 23. 데칼코마니 작품이 된 산과 논, 산책로에서 흔하게 보는 일상입니다.>
‘여러분들에게 훌륭한 일을 시작하신 하느님께서는 그 일을 계속하실 것이며 마침내 그리스도 예수께서 다시 오시는 날 완성하실 것입니다. 이것이 나의 신념입니다. 필리피 1장 6절(공동 번역)
너희 안에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 빌립보서 1장 6절(개역 성경)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어느덧 초여름에 접어들었습니다. 오랜만에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작년 4월에 78회 기도 편지를 보내드린 후 1년 좀 지나 79회 기도 편지를 보내드리게 되었습니다.
2002년 예수원에서 내려오면서 시작한 기도 편지를 100회 정도 쓰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여러여 건들과 코로나 상황이 잠잠하게 한 것 같습니다.
지금 사목하는 거제교회는 지난 1월 중순, 그간 촉탁 사제로 시무하신 신부님께서 퇴임하시고 제가 관할사제로 취임했습니다. 주일 성찬례 집전 설교는 명예사 제이 신 신부님과 번갈아 임하고 있습니다.
저의 일상은 아침에 교회에 가서 아침기도 드린 후, 일주일에 세 번, 한 달에 열 번 정도를 노인 공공 근로하시는 동네 분들에게 간단한 음식(지난주에는 부추전, 부추잡채, 참외 등)과 커피 등 음료로 섬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동네 주민들과 만나는 현장으로 여기고 다가가고 있는데 이다음 단계에 대해서는 기도하고 있습니다. 학교를 다닌 적이 없는 분들도 계셔서 어떻게 만남을 지속할 것인가 지혜를 구하고 있습니다.

<노인공공근로 참여하시는 동네 어르신들께 간식과 커피를 드리며 대화를 나눈다.>

<포항에 가던 해인 09년에 갓난 아이로 제게 와서 그간 이동한 사목 지대에서 늘 함께 생활한 반려견 성공이가 15살이 되었습니다.>
이곳 거제는 성공이에 가장 좋은 환경입니다. 아름다운 풍광의 산책로에 성공이와 함께 산책 가는 시간은 즐거움과 특별한 선물입니다. 그동안 산책하며 산, 바다, 석양, 들판, 구름, 들꽃 등 찍은 사진으로 엽서를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사진을 찍을 때면 성공이가 옆에서 가만히 기다려주는 매너도 할 줄 아는 가족이
니다. 사람들이 성공이를 보고 동안이라고 하는데 건강 상태가 좋아 보이지만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안고 다녀야 해서 많이 슬픕니다.

<23. 4. 9 부활주일 감사 성찬례 후, 제대 앞에서>
좀 지난 일이지만 3월 3일에 전 세계 교회여성들이 연합하여 한 해에 한 나라를 지정하여 그 나라에서 만든 예 배문으로 예배하고 기도하는 세계기도일예배가 부산지역은 구포 장로교회에서 있었습니다. 저도 몇 년 만에 참석해서 설교를 했습니다. 4월 28일 대한 성공회 여성 성직자 후원의 날이 전주 교회에서 있었는데 ‘참 좋은 몫을 택했다’란 제목으로 설교를 했습니다.

<3. 25 부산교구 어머니연합회 성모 문 보상가제에서 거제교회 어머니들과 국악찬양 '어허 아디야 상사디야'
평균연령 대가 70대인 거제교회가 저의 임기 중 마지막 사역지가 될 것입니다. 제가 내년 2월 은퇴를 하게 되는데 시한부 인생처럼 시간이 지나가는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사목 계획인 성경공부시간을 가지려고 기도하고 애쓰고 있습니다. 전에 어떤 교회에서 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중에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뻐하며 단을 거두리라”시편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말씀과 관련해서 씨를 뿌리는 것에 비유한다면 결코 녹록지 않고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린다’고 표현한 것입니다. 성경공부가 정착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른 것보다 성경공부에 시간을 포함해서 당면하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어려움들을 감당하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부활절 이후에 맞는 휴가인 엠마우스를 부산교구 성직자단에서는 자매결연 교구인 일본 성공회 규슈 교구에 15분 성직자가 4박 5일간 다녀왔습니다. 음식과 경치, 다른 문화를 경험하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규슈 교구 지역의 교회와 교인들의 친절한 배려에 감사드리고 구마모토 성, 아소 화산 분화구와 료칸 온천욕 등은 제게는 은퇴 선물과 같은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일본에서 돌아오니 안동에서부터 편지왕래를 한 영국에 수 여사님(Mrs Sue)의 선물과 부활 카드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수여사님은 영국성공회 한국 선교팀의 일원(이사)입니다. 2006년 어머니회 80주년 축하를 위해 오셨다가 안동을 방문하셨던 계기로 지금까지 교류를 해왔습니다. 부활절과 성탄절에는 카드를 항상 보내오셨는데 매번 그 시즌의 첫 번째 카드로 받았습니다. 그 성실함에 감탄하면서도 저는 받고 나서야 느지막하니 게으름을 부리곤 합니다.
8개월 정도 남은 기간, 기도 시간을 잘 유지하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거제교회에 성경공부가 잘 정착되고,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는 모임으로 연결되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주님의 평안을 전해드리며 여름철 더위에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시간 되실 때 거제 방문하시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2023년 6월 13일
경남 거제시 동부면 거제 남서로 3104 양지 빌라 가동 304호 / 010-9937-0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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