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이 종은 평안히 눈감게 되었습니다.

유테레사 2023. 12. 31. 22:59

231231일 성탄 1주일

이사 61:10-62:3, 시편 148, 갈라 4:4-7, 루가 2:22-40

행복한 사람, 축복의 사람, 기도의 사람

 

23년 한 해의 마지막 날이고 마지막 주일입니다.

한 해를 잘 마무리하게 되어서 감사드립니다.

우리 교회 한 분, 한 분, 각 가정마다 한 해 동안 별 어려움 없이 잘 보낼 수 있어서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한 해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또 한 해를 돌아보시면서 떠올려지는 일들을 통해서 아쉬움, 기쁨, 후회 등 마음에 남아있으실 줄 압니다. 이 시간에 하느님께 올려드리시고 주님의 위로와 평안이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성탄 1주일에 본문은 탄생 후 아기 예수를 성전에 봉헌하는 본문입니다.

마리아와 요셉이 아기예수를 데리고 성전에 봉헌하러 갑니다.

예수님 당시 유대인들은 율법에 따라 아들을 낳으면 40일 만에, 딸은 80일 만에 성전에 봉헌하며 산모를 깨끗하게 하는 정결예식을 행했습니다.

마리아도 율법에 따라 첫 아들인 아기 예수님을 성전에 봉헌하고 규례대로 예물을 드려서 속죄받기 위한 것입니다.

정결례는 번제와 속죄제를 드리는데 번제는 출산에 대한 감사와 헌신을 표현하는 것이라면 속죄제는 출산 후 부정을 벗고 정결케하는 것입니다.

번제는 양을 드리고 속죄제는 비둘기를 드렸는데

가난할 경우엔 양대신 비둘기로 대처했습니다.

본문에서 정결예식에 아기 봉헌 예식도 함께 하는데

태를 열고 나온 첫아들은 주님께 봉헌해야 하는 것이

출애굽을 경험할 때 하느님의 인도하심을 기억하고자하는 이스라엘의 규례입니다.

 

성공회도 아기를 낳은 후 출산감사예식이란 것(기도서801)을 합니다.

이 예식은 아기를 위해서, 아기를 낳은 산모인 아기엄마를 위해서, 교회공동체에서 환영하고 감사하는 예식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동부면에 신생아 출생을 보면 작년에는 4명이 태어났어요.

재작년에는 1명이었어요. 올해는 퀴즈, 올해는 명이랍니다.

24년에는 5명이 태어나도록 기도해야겠습니다.

 

본문에서 마리아와 요셉이 아기예수를 데리고 정결예식을 하러 성전에 갔는데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두 사람을 만납니다.

이 두 사람은 시므온과 안나입니다.

루가복음 225절에서 의롭고 경건하게 살면서 이스라엘의 구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므온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루가복음 16절에 이 부부는 다 같이 주님의 모든 계명과 규율을 어김없이 지키며 하느님 앞에서 의롭게 살았다.’ 즈가리야와 엘리사벳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 분들의 공통점이 두 가지인데 하나는 나이가 많은 분들입니다.

또 하나가 지금 말씀드린 대로 의롭고 경건한 삶을 살아온 사람이란 것입니다.

시므온은 성령이 늘 머물러 계셨습니다.

오순절 성령강림 이전에도 이렇게 시므온, 엘리사벳, 마리아, 세례요한 등

구세주 예수님을 맞이하기 위한 하느님의 특별한 부르심이 있는 분들에게 성령이 함께 하셨습니다.

 

시므온을 의롭다고 했습니다.

의롭다, 디카이오스, 공정한, 정의로운 뜻입니다.

의롭다는 것은 하느님과의 관계입니다.

대천덕신부님은 righteousness ‘보다 justice ‘공의가 더 맞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시므온은 경건하고 공의로운 사람입니다.

그래서 메시아의 도래를 기다리면서 기도했습니다.

공의로운 사람이기에 기도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상에 대한 하느님의 뜻을 바라보면서 기다리는 그의 마음을 아시고

하느님께서는 네가 그리스도를 죽기 전에 꼭 보게 될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

구약에는 예언자를 포함해서 메시아를 보기 원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 축복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시므온과 안나에게는 그리스도를 보는 축복을 허락하셨습니다.

그 이유가 그들이 성전에서 늘 기도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기도하는 사람을 기뻐하십니다.

기도하는 중에 하느님의 계획을 계시하시고 함께 하십니다.

아모스서 37절에 당신의 종 예언자들에게 속을 털어 놓지 않으시고는 주 야훼 아무 일도 하지 않으신다.’ 고 말씀합니다.

 

기도는 공의를 세우는 일입니다.

성경에서 공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느님의 뜻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의는 진리와 연결됩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뜻을 예언자들, 기도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내십니다.

이와 함께 의롭고 경건하다, ‘경건하다율라베스이 말은 경건한, 독실한, 신중한, 두려워하다, 란 뜻인데 율법의 요구를 면밀하고 세심하게 충족시키고자 행동거지를 주의하는 독실한 유대인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므온이 메시아를 기다리며 소망해온 그는 눈 앞에 보이는 것 만이 아닌 역사의 끝까지 보는 눈을 떠서 매일 매일 하느님 앞에서 새롭게 결단하고 인내하는 삶, 이것이 경건한 삶의 정의가 됩니다.

기도하면서 하느님을 경외하면서 살아오는 가운데

보는 것, 듣는 것이 다른 차원이 되는 것입니다.

에베소서 1장에 영적인 통찰력과 연관이 됩니다.

 

시므온과 안나는 성전에서 늘 기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기도하는 사람, 이것이 얼마나 큰 특권인지 모릅니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부러워하면서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이 기도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예수님도 성전을 정화하시면서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고 하셨습니다. 교회는 먼저 기도하는 곳입니다.

기독교인은 기도하기에 힘쓰는 사람들입니다.

한 교회에 기도하는 사람이 있으면 보이지 않게 그 사람을 중심으로 교회의 모든 것이 되어집니다. 하느님께서는 기도하는 사람을 통해 일하신다고 믿습니다.

 

시므온이 아기예수를 데리고 온 부부가 허름하기 이를데 없는 시골에서 올라온 사람들로 보이는데 안고 있는 아기를 보고서 메시아임을 알아봅니다.

시므온은 그 아기를 두 팔에 받아 안고 하느님을 찬양합니다.

주여, 이제는 말씀하신 대로 이 종은 평안히 눈감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구원을 제 눈으로 보았습니다.

그 구원은 이방인들에게는 주의 길을 밝히는 빛이 되고

주의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이 됩니다.”

 

이 노래가 우리 저녁기도 예식문에 있는 시므온 송가입니다.

시므온의 대언을 통해서 보면 그가 평생을 무슨 기도를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메시아를 속히 보내주시기를 기도했습니다.

왜 메시아가 속히 오셔야 했는지 당시의 시대상황은

로마의 식민지 아래서 친로마를 지향하는 사두개인과 바리새인들의 횡포, 일반 백성들은 끝없이 내몰리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런 혼란과 어지러움에 처한 시대적 상황에서 간절하게,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해서 늘 메시아를 보내주시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메시아를 내 눈으로 봐야지만 편히 눈 감겠습니다. 이런 마음을 평생의 기도제목으로 하느님께 토로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네가 죽기전에 메시아를 보게 되리라.’ 약속을 하셨습니다.

 

이어서 시므온이 마리아에게 예언을 합니다.

좀 전의 영광을 찬양하는 노래와는 전혀 다릅니다.

이 아기는 많은 사람들의 반대를 받는 표적이 되어 당신의 마음은 예리한 칼에 찔리듯 아플 것입니다.” 이 칼은 큰 칼을 의미합니다.

마리아는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잉태 예언을 듣고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화답했습니다.

후에 예수님께서 수난을 겪으실 때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을 그 아래에서 올려다 보면서

함께 고통을 겪습니다.

당신의 마음은 예리한 칼에 찔리듯 아플 것입니다.”

시므온에게 듣고 마음에 간직하고 새겼던 이 말을 떠올리면서

늘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감당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성전에서 또 한 사람을 만납니다.

밤낮으로 성전에서 지내면서 단식하고 기도하는 나이 많은 과부 안나가 있었습니다. 파누엘은 야곱이 얍복강가에서 하느님의 천사와 씨름할 때 이스라엘이란 이름을 얻고 그곳에 붙인 브니엘이란 지명에서 나온 이름입니다.

브니엘은 하느님의 얼굴이란 뜻이에요.

안나는 히브리어로 한나입니다.

 

당시에 이스라엘에 여자아이가 14살이 되면 결혼했다고 합니다. 결혼해서 7년을 살고 84살이 되기까지 평생을 기도하며 살아온 기도의 사람입니다.

안나가 아기를 안고 하느님을 찬양하는 시므온의 소리를 듣고 메시아가 태어났다고 하면서 사람들에게 알립니다.

이 분이 내세울만한 것은 성전에서 늘 기도한 것입니다.

이 안나할머니, 이 분의 이름이 성경에 기록되어서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있습니다. 메시아가 태어났다고 사람들에게 선포한 예언자로 쓰임받았습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인도하심과 예언을 들은 마리아와 요셉은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아기 예수 탄생하신 이 모든 상황을 아무도 모르는 채, 두 사람만이 감당하기엔 너무나 힘들고 외로운 상황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목자를 보내시고

성전에 오니 시므온과 안나를 만나게 하시면서

이들을 통해서 하느님의 말씀을 들려주셔서 위로받고 힘을 얻고 용기와 믿음을 다시 지닐 수 있도록 함께 해주셨습니다. 동방박사는 그 후의 일입니다.

 

성탄 후 1주일이면서 23년도 마지막 날이고 마지막 주일인 오늘

가장 행복하게 산 두 사람을 우리는 루가복음을 통해 보았습니다.

그들은 평생을 성전에서 하느님께 기도하면서 메시아의 도래를 간절히 소망했습니다. 그리고 메시아를 만났습니다.

평생의 소원을 하느님께서 들어주셔서 메시아를 만났습니다.

이제 평안히 눈감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고백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이며 감사인지 모르겠습니다.

기도의 사람들에게 하느님은 복을 주시고 은혜를 주십니다.

 

지금 우리는 메시아의 재림을 기다리는 때입니다.

올 한 해동안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이슈를 꼽는다면 몇 가지 있습니다.

첫 째는 전세사기입니다. 이로 인해 피해를 겪는 사람들이 모든 희망과 꿈을 잃고 목숨을 끊은 분들이 여럿입니다. 탐욕과 탐심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허황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피해가 없도록 정책적으로나 우리사회가 바르게 되도록 우리가 기도해야 할 일입니다.

두 번째는 학생인권을 위한다고 하다가 선생님의 권한이 추락하고 흔들리는 교권으로 목숨을 잃은 선생님들로 우리 사회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자녀를 키우는 가정에서 내 아이만을 위한 이기적인 사고와 가치가 팽배해있는 것에 원인입니다.

이 또한 우리가 기도해야 할 일입니다.

세 번째는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딩크족, 결혼해서 맞벌이 부부로 살면서 아이를 낳지 않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과 아예 결혼을 안하려고 하는 풍조가 생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출생율이 줄어들면서 인구 감소라는 여러 가지 비상사태를 예상하며 우려를 합니다.

그 외 여러 가지 가 있지만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지향해가면서 예전의 사회와 달라진 것은 가정이 흔들리고 해체되면서 공동체성이 깨어지는 것입니다.

깨어지는 가치관, 흔들리는 가치관 등이 회복되기를 바라면서

이것은 우리가 기도해야 할 일들입니다.

 

60년대 70년대에도 우리나라 교회는 기도를 열심히 했습니다.

그때는 배가 고플 때이므로 물질을 위한 기도가 대부분이었다고 봅니다.

이제 우리는 공의를 위한 기도를 해야 합니다.

주여 이제는 말씀하신 대로 이 종은 평안히 눈감게 되었습니다.

시므온과 안나와 같이 평생을 기도한 사람들의 삶이 이 시대에 우리에게 주시는 도전입니다.

새해에는 기도에 도전으로 하느님과 동역하시는 저와 우리 모두 되시기를 바랍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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