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유테레사 2022. 1. 9. 21:56

19일 주님의 세례

이사 43:1-7, 시편 29, 사도 8:14-17, 루가 3:15-17, 21-22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오늘은 예수님께서 요르단 강에서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세례 받으심을 기념하는, “주님의 세례 축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온 인류의 구원과 하느님 나라를 위한 공생활을 시작하십니다. 그래서 전례는 오늘로써 성탄시기가 끝이 나고 연중시기가 시작됩니다.

 

주님 세례 축일은 예수님의 공현 축일 다음에 이 날이 오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그간 예수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절, 기쁨으로 맞이하는 성탄, 공현 축일, 그리고 주님의 세례 축일은 하나의 묶음으로 우리에게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인간이 되어 세상에 오셨고, 사람들에게 드러났다는 것을 일관되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님의 세례 축일은 성탄절과 부활절에 견줄 수 있을 만큼 큰 대축일입니다.

일반적으로 성탄절과 부활절에 세례성사를 베푸는 것처럼 주님의 세례 축일에도 세례성사를 하는 교회 전통이 있습니다.

 

이 축일이 유럽 등 오랜 기독교 전통의 나라에서는

동방박사들이 온 세상에 왕이신 예수님을 알린 것과 예수님 세례를 축하하는 축제를 함께 한다고 합니다.

 

1. 세례요한에게 세례받으시는 예수님

오늘 복음서에서 사람들이 세례요한에게 몰려온 이유를 밝히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리스도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시대가 암울하다보니 메시아를 소망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회개를 외치면서 세례를 주는 광야의 사람,

예언자 세례요한을 보고 우리가 기다리는 그 메시아, 그리스도가 아닐까?

그런 기대감을 갖고 세례요한을 찾아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례요한은 자신에 대한 백성들의 기대감을 저버리는 말을 합니다.

나는 물로 세례를 베풀지만, 그 분은 성령과 불로 세례를 베푸실 것이다.’

사람들의 이목과 모든 것을 한 분에게 전가시키고 자신은 뒤로 훌쩍 물러납니다.

 

세례요한에게 예수님이 찾아오셨습니다.

예수님도 물세례를 받으러 오신 것입니다.

자신에게 세례받으러 오신 예수님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당신이 어떻게 저에게 오십니까? 오히려 제가 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반문합니다.

지금은 내가 하자는 대로 하자. 그래야 하느님이 원하시는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예수님의 모든 관심은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그 뜻을 이루는 것입니다.

 

그런데 물세례는 죄를 인정하고 죄를 회개한 사람에게 하는 회개의 예식, 회개에 대한 보증입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이 세례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예수님은 죄가 없으신 분이십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시는 것은 우리 인간을 위해서입니다.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고 세례요한에게 내가 하자는 대로 하자’, 이렇게 말씀하신 이유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와 같은 죄인의 처지가 되셔서 우리 죄를 짊어지시고 세례를 거룩하게 하셔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한 것이 예수님의 세례가 주는 의미입니다.

 

물세례 받으러 오시는 예수님의 마음이 어떠셨을까요?

마음에 아무런 느낌도 없이 오시지 않았을 것입니다.

죄인으로서 물속에 들어가셔서 인간과 같은 수준이 되시기로 하는 예수님에 대해서 필립비서 26-8절에서 말씀합니다.

하느님과 같은 본질이신 분이지만 동등한 존재를 내려놓고 종의 신분, 인간이 되셔서 자신을 낮추셔서 죽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스스로 자신을 낮추셔서 세례를 받으시기로 하고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지난 가을에 예수회에서 피정할 때 지도신부님이 강의 중에 예수님을 인간으로 보라는 말씀을 계속 하셨어요. 신성을 갖으신 분으로만 알면 예수님이 느끼신 감정이나 마음하고는 거리가 멀어지는데 인간이신 예수님을 묵상하면 예수님의 느낌과 마음을 공감하는 은총이 있었습니다

 

세례받으러온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세례받으시는 예수님, 하느님이시나 사람으로 오신 예수님을 묵상하시면 새롭게 예수님을 보시게 될 것입니다.

 

2. 세례의 은혜

예수님의 세례는 이후부터 교회 안에서 세례받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은총을 허락하는 성사로 세워졌습니다.

오늘 축일에 이 자리에 있는 우리 모두가

세례를 받은 자의 사명을 일깨워보기로 합니다.

성공회 기도서, ‘신앙의 개요가운데 15장 세례에 대해서- 92,93,94항입니다.

92, 세례란 무엇입니까?

세례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자녀로 삼으시고,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지체로 만드시고, 하느님 나라의 상속자로 세워주시는 성사입니다.

93, 세례에서 외형의 물질적이고 가시적인 표지는 무엇입니까?

세례의 물질적이고 가시적인 표지는 물입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주는 은총 안에서 물로 세례를 받습니다.

94항 세례에서 내면의 정신적 영적 은총은 무엇입니까?

새로운 생명입니다. 죽으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연합하고, 하느님의 가정인 교회의 일원으로 거듭나며, 죄를 용서받고, 성령 안에서 새로운 생명과 삶을 얻습니다.

 

이어서 로마서 63-5절에서 세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 예수와 하나가 된 우리는 이미 예수와 함께 죽었다는 것을 모르십니까? 과연 우리는 세례를 받고 죽어서 그분과 함께 묻혔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께서 아버지의 영광스러운 능력으로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신 것처럼 우리도 새생명을 얻어 살아가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와 같이 죽어서 그 분과 하나가 되었으니 그리스도와 같이 다시 살아나서 또한 그 분과 하나가 될 것입니다.

 

세례를 받은 사람은 죄에 대해서 죽었고 새생명을 얻어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며 살아갑니다. 부단히 그리스도와 하나되기를 힘쓰고 애써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세례 요한이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소개하기를 자신은 물세례를 주지만, 내 뒤에 오실 분, 즉 예수님은 성령세례를 주실 분이라고 합니다.

예수님은 세례요한에게 물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나오시던 그 자리에서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비둘기 형상으로 내려오셔서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라고 하느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겸손과 순종으로 하느님을 따르는 예수님을 하느님은 기뻐하셨고, 성령을 보내셨습니다. 하느님은 이렇게 성령과 함께 예수님을 사람들 앞에 드러내시고 공생애로 인도하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루에 한 장소에서 동시에 물 세례와 성령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이 두 가지 세례는 기독교에서 굉장히 중요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갈 수 없다, 말씀하셨습니다.

 

3. 성령세례의 은혜

성령세례는 성령으로 세례를 받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시는 분입니다.

예수님 안의 성령 세례가 맞는 표현입니다.

성령세례는 성공회 교회제도로 하면 견진성사이지만

하느님과의 관계인 것입니다.

영적인 세례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성령세례는 일생에 한번 받게 됩니다.

성령세례를 받을 때 선물을 받게 되는데 이것이 은사입니다.

외적으로 드러나는 능력입니다.

성령세례를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는 본인이 알 수 있습니다.

성령세례를 받으면 전과는 분명히 다른 영적인 세계를 느끼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받으시고 물에서 올라오실 때 성령이 위로부터 내려오셨습니다.

물세례 받으실 때 성령도 같이 받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성령세례를 받으셔야 할까?

이런 의문이 들 수 있지만 육신을 입은 인간으로서 예수님,

공생애를 앞두고 성령세례, 성령을 받으셔야 했습니다.

 

성령은 내주하시는 영, (내적인 성령)으로

열매를 맺게 하고, 성품을 변화케 하시는 성령과

위로부터 임하시는 외적인 성령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외적인 성령이 성령충만으로 은사가 나타나고 능력을 행하는 사역을 하게 합니다.

바울로가 말하는 믿을 때에 성령을 받았습니까?

이때 성령은 외적성령을 말합니다.

스테반을 포함 일곱집사의 성령충만은 내적성령, 성품, 신앙이 훌륭한 사람들을 뽑아 세운 것입니다.

성령의 도우심으로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을 때 성령은 우리 안에서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가도록 내면을 변화시키고 성숙케 하십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오셔서 성령을 받아라 숨을 훅 불으신 것은

내적성령으로 말합니다. 이후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에서 성령세례를 받고

능력의 사역을 합니다.

 

4. 하느님 자녀의 축복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예수님께서 성령으로 세례받으시며 하늘에서 들려온 하느님의 음성이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으니, 너는 내 사람이다.

2 네가 물결을 헤치고 건너갈 때 내가 너를 보살피리니

. 그 강물이 너를 휩쓸어가지 못하리라.

. 네가 불 속을 걸어가더라도 그 불길에 너는 그을리지도

. 타버리지도 아니하리라.

4 너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 나의 귀염둥이, 나의 사랑이다.

하느님의 사랑은 물세례와 성령세례를 허락하셔서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에게는 어찌하던지 자녀삼으시고

하느님의 사랑 안에 거하게 하시는 우리의 아버지이십니다.

 

사랑하는 요한교회 여러분

올 한해도 하느님 아버지의 무한한 사랑 가운데

아버지와 손 잡고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셔서 풍성한 열매맺으시기를

예수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